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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인가 체하면 심하게 아팠습니다. 트림만 꺽꺽해도 시원하지 않고 가슴에 돌덩이 하나 있는 느낌. 거기다 새벽만 되면 등 쪽에서 오는 원인 모를 통증까지. 그렇게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체기와 등 통증이 이제는 몇 개월 간격으로 한 번씩 찾아왔습니다. 새벽마다 아파서 응급실을 가고 싶었지만 약 먹고 꾸욱 버티면서 이번에야말로 꼭 병원에 가서 원인을 밝혀야지 생각하며 통증을 견뎠습니다.
다음날 동내 나름 큰 내과에 내원해서 복부초음파를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 고개를 갸웃. "금식하고 오신 거죠?" 이유인즉슨 금식하고 초음파를 하면 담낭의 크기가 부풀어 있을 텐데 너무 쪼그만 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성 담낭염이 의심된다고 하셨습니다. 소견서 써주시고 수술할 수 있는 큰 병원으로 가라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이름도 생소한 '만성 담낭염'이라니... 병원을 나와서 담낭염이 뭔지 폭풍 검색했습니다. 정신 차리고 금식한 김에 빨리 검사해야겠다 싶어 동내 좀 더 큰 병원으로 갔습니다. 다시 복부초음파, X-ray, 조영제 CT, 피검사까지 일사천리로 끝냈습니다. (코로나19로 병원은 너무 한가하고 기다림 전혀 없었습니다.)
두근두근 의사 선생님을 만나 상담하기 시작했습니다. 결론은 수술하는 게 낫겠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위급한 급성 담낭염은 아니라서 저의 수술 의견을 물어보셨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담낭의 기능을 전혀 하지 않아 떼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냥 '수술해야 합니다'라고 하시면 수술할 텐데 저의 의견을 물어보니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낭염이란 무엇일까요?>
담낭염은 담석 및 종양으로 인해 협착이 일어나 장안의 세균이 담낭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보통 급성 담낭염으로 시작 반복되면서 만성담낭염으로 변하게 됩니다.
병원을 나오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쓸개를 떼는 게 괜찮다고 해도 이유가 있으니까 몸에 붙어 있는 거겠지, 쓸모없는 거 괜히 몸에 있을까, 몸에 함부로 칼대는거 아니라고 했는데, 약물로는 치료가 안 되는 건가' 주말 동안 열심히 생각하고 인터넷의 수술 후기도 다 읽었습니다. 그중 한 원장님의 글을 읽고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본연의 기능인 담즙의 저장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앞으로 혹시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초음파, CT, MRI 등등 어떤 검사에도 발견할 수가 없다는 것. 앞으로 위험 부담만 가지고 있는 장기라면 제거하는 게 맞다는 것. 어찌하다 보니 인터넷 글을 보고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수술 날짜 잡고 입원 그리고 수술 통증.
긴장된 마음으로 오전 10시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전신마취를 했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습니다.
간호사님이 저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마취기운과 무통주사로 비몽사몽 정신없어서 크게 통증은 못 느꼈습니다. 회복실에서 입원실로 옮겼고, 수술 침대에서 입원실 침대로 옮길 때 충격으로 강한 통증이 왔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찾아오는 통증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무통발이 잘 받아 크게 아픈 건 못 느꼈습니다. 다만 소변볼 때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무통 때문인지 수술부위 통증 때문인지 소변보러 일어나서 화장실 갈 때면 토할 거 같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화장실 5번 갈 때까지 힘들다가 그 후로는 울렁거림이 덜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무통 때문에 울렁거리는 건지 그것도 저녁에는 끊었습니다. 나름 참을만했습니다.
다음날 이제 좀 살만한지 배가 고팠습니다. 밥맛도 돌고, 상큼한 과일도 먹었습니다. 남들은 방귀 힘들게 뀌었다는데 저는 밥 먹고 바로 방귀 '뿡'. 그런데 계속 뿡뿡.. 뿡 원래 수술하고 생과일 같은 거 잘 안 먹는다고 하는데 그게 화근인 건가 귤, 오렌지 폭풍 흡입했더니 뱃속이 아주 요동을 쳤습니다. 묽은 변을 많이 보았더니 기운이 빠졌습니다.
담낭염 수술 후기 보면 산통보다 엄청난 통증이라고 했는데 출산의 경험이 있었던 저는 참을만했습니다. 중요한 건 통증이 짧고 굵게 금방 지나가서 내가 아팠나 싶을 정도로 금세 잊어버렸습니다.
수술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복강경으로 수술해서 회복 속도가 빨랐습니다. 간호 선생님이 특별히 2인실로 잡아주고 다른 사람 안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층을 통째로 저 혼자 썼습니다. 코로나 19로 행여나 하는 불안은 전혀 없었습니다. 3일 만에 퇴원해도 될것같았는데 있는 김에 더 있었습니다. 나를 위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엉덩이 주사 2대씩 맞는 거만 빼면 괜찮았습니다.
보름 만에 정상 컨디션 회복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에게 혹시 주의해야 할 음식 있냐고 여쭤보니 없다고 하셨습니다. 삼겹살 엄청 좋아하는데 나름 조절하며 잘 먹습니다. 쌈무, 상추, 김치랑 같이해서 양도 적당히 먹으면 괜찮았습니다.
일상생활 중 복통과 함께 설사를 하는데 1~2분 정도 아프다 변을 보면 괜찮아집니다. 가끔 가다 지방변을 보는데 워낙 설사를 자주 하는 편이라 무덤덤했습니다. 의사 선생님 시간이 가면 곧 좋아질 거라 하셨습니다.
수술비용 및 보험금
담낭염수술 + 7일 입원 + 무통주사 + CT비등 등 = 1,178,510원
현대해상 실비 + 동양생명 = 1,927,439원
개이득 = 748,929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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